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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비젼 이야기

거기 콩기름 인쇄 되나요?

by 앤비젼

[일상 속의 Supporting your vision] 거기 콩기름 인쇄 되나요? 앤비젼이 인쇄물에 콩기름 사용을 고집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앤비젼 솔루션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무농약 마케터 윤대건입니다. 솔루션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업무 중 하나가 콘텐츠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일이기 때문에 앤비젼에서 인쇄되는 거의 모든 인쇄물은 저희 그룹원들의 손을 거쳐 나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앤비젼 솔루션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하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지식과 정보, 큰 결심이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일: 친환경 인쇄


어렸을 때 제가 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악취가 나는 공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공장 옆을 지나가면 빠른 길이었지만, 악취 때문에 먼길을 돌아가곤 하였습니다. 나이가 먹고 나서 그 공장이 염료 공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 맡았던 그 화학약품의 향이란…


시간이 흘러서 환경 문제와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왠지 모르게 계속하게 되었지만 편리함을 저울질 하며 살게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도 내가 하는 일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한 생각은 하였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2년 7월 메타브랜딩(http://www.metabranding.com)에서 주최한 브랜드 지식 페스티벌에서 슬로워크(http://slowalk.co.kr)의 임의균 대표님의 발표를 들으며 인쇄물 가이드라인을 만들면 작은 실천을 시작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를 얻게되었습니다. 슬로워크의 블로그(http://slowalk.tistory.com)를 비롯하여, 친환경 인쇄에 대한 몇가지 논문들, 대한 인쇄문화 협회의 보고서 등을 참고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앤비젼 친환경 인쇄 가이드 라인


(앤비젼 친환경 인쇄 가이드 라인은 통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회사인 ‘슬로워크’의 친환경 인쇄 프로세스를 참고하였습니다. 출처: 친환경 인쇄 프로세스와 인쇄사고를 줄이는 방법(슬로워크)


1. 콩기름 잉크를 사용하는 인쇄소와만 거래를 합니다.

앤비젼이 인쇄소를 선정하는 기준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충족되지 않으면 거래를 하지 않는 조건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콩기름 잉크’인쇄를 할 수 있는 업체와만 거래하고 있습니다.


잉크에 유해성 물질인 페놀, 포름알데하이드, 중금속, 환경 호르몬, 방향족 유기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출처: 친환경 연구보고서<3>) 환경부의 ’휘발성 유기 화합물 관리 현황 및 저감 계획’에 의하면 인쇄시설에서 발생하는 VOC(Volatile Organic Compound)는 전체 배출량의 약 3.6%에 달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앤비젼이 발생시키고 있는 배출량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롱테일(Long tail)을 생각하면 티끌만한 VOC 배출이라도 내가 관리할 수 있으면 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쇄산업에서는 우리 같은 회사들이 앤드유저이기 때문에 우리가 인쇄소나 디자인 대행사에 지속적으로 요구를 한다면 인쇄 산업의 변화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사실 사용자 입장에서 콩기름인쇄, 친환경 인쇄라고 하면 환경에는 좋지만 색재현력이 떨어져 완성도가 떨어지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습니다. 인쇄소를 통해서 확인해보고 자료*를 통해서도 확인해 보고, 결과물을 받아보았을 때도 일반 잉크를 사용했을 때와 차이를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뿐만 아이라 비용차이도 거의 없습니다.

*문성환, 김성수, 구철회, 유건룡. (2010) <국내 인쇄 환경에서 친환경 잉크를 이용한 오프셋 인쇄의 색재현에 관한 연구>. 한국인쇄학회지, 제28권 


<미국 대두협회 공식 마크>


2. 표준 크기를 사용합니다.

대지의 사이즈의 다양성을 포기한다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사용할 수 있는 무기를 하나 포기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편집 디자인을 할 때 색상, 재질, 형태 등으로 물리적인 차별을 만드는데, 표준 크기만 사용하는 것은 형태적인 차별성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형태적인 차별성을 포기하는 이유는 재단 후에 남고 버려지는 종이의 양 때문입니다. 표준 크기를 사용하면 재단 후에 버려지는 종이의 양이 최소가 된다고 합니다. 인쇄용지가 탄소를 배출하면서 만들어졌는데 사용되지도 못하고 쓰레기가 된다는 것은 너무 아깝지 않나요?


3. 환경마크와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국제산림관리협의회) 종이를 우선으로 사용합니다.

2012년 8월 이후 앤비젼 인쇄 용지는 앙코르와 스노우지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앙코르지는 친환경 재생펄프(DIP)를 50% 이상 사용한 친환경 재생용지입니다. 재생 원료를 사용하고 생산과정에서 염소계표백제와 형광염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상품진흥원의 인증기준을 통과하여 환경마크를 획득한 종이입니다.(관련 정보: 한솔제지몰) 현재는 일부 브러슈어에만 앙코르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점차 앙코르지, 혹은 재생용지의 사용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앤비젼에서 요구하는 인쇄에 대한 자세>


4. 코팅은 필요시에는 UV코팅으로 진행하며, 비닐 코팅은 지양합니다.


<썩지 않는 비닐 코팅: “자손대대로 남는다면 영광이지만, 이렇게 남기고 싶진 않네요”>

이미지 출처: 서프라이더 재단(Surfrider Foundation; 환경보호단체)


아직도 가야할 길


앤비젼이 친환경 전문기업도, 제가 친환경에 대해서 깊이 있는 공부를 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친환경 인쇄프로세스와 결과물이 완전하지 않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리고 저희보다 더 잘하거나 더 많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이런 고민을 공유하고 이 포스트를 읽는 분 중에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신 분과 소통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이 거대한 일일까요? 어제보다 조금 더 깨끗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정치가, 환경운동가, 혹은 NGO단체들의 몫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제 손이 닿는데서 부터 변화시켜나가지 않는다면 세상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필진 소개




윤대건
, Daegun Yoon

(앤비젼 Marketing communications manager)


"전체적으로 완전해도 구멍 하나만 새면 깨진 항아리이듯이 모든 말을 다 미덥게 하다가 한마디만 거짓말을 해도 도깨비처럼 되니 늘 말을 조심하라."

- 하피첩, 다산 정약용-


도깨비를 늘 경계하는 무농약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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